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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회 숙청이 성공한 이유 === 어찌 보면 참 운이 좋은 케이스였는데, 김대중이 만약 김영삼을 누르고 대통령 당선됐다면 김대중 비토설 등을 제기하며 반발하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김대중을 죽여버릴 가능성이 컸다. 심지어 그 성공 가능성도 매우 높았을 것이다. 전두환이 낙마하고 노태우가 물태우 소리를 들으며 샌드백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민간에 진출한 군부 출신 인사들에게 한정된 것이고 군에서 하나회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었다. 만약 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더라도 3당 합당을 하지 않고 독재 인사들의 간접적 후계자로 인식 받지 않고 독자적인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역시 군에 대한 숙청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김영삼이 기득권과 붙어 먹은 게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기가 막히는 숙청을 가능케 했다. 그 외에 하나회라는 조직 자체가 뭔가 확실한 대의나 명분으로 꽉 짜인 조직이 아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다. 군부를 통제할 박정희의 친위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전두환이 군부에 잔류하며 만든 사조직으로서, 전적으로 인맥과 지연으로 맺어진 조직이었다. 일단 핵심 인사에 들어선다면 상당한 정보력과 권력을 쥘 수 있었지만 그 외에는 하나회 버프에 따라 빠른 진급과 비리를 저질러도 비호 받는 수준의 버프만 받았고, 거기서 더 아래로 내려가 영관급쯤 되면 인맥과 인맥으로 연결되니 자기가 하나회 소속인지 아닌지도 잘 모를 정도였다. 실제로 숙청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몇몇 영관급 장교들은 자신이 하나회 출신인지 아닌지 잘 몰라서 일단 자백하고 보는 일도 있었다. 개개인이 절대적 충성심과 대의로 무장했다면 우두머리 몇몇 잘라낸다고 제압 당하지 않고 오히려 집단적으로 반발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위쪽부터 재빨리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앞서 말한 바 있지만 하나회 회원들은 죄다 공부를 존나 못했다. 그래도 [[김두한]]처럼 공부는 못했지만 권모술수는 매우 뛰어난 사람들이었던 것도 아니고 이 새끼들이 죄다 '''아양 특화형 인간'''이라서 아양떠는 것만 천재들인 상병신들로만 골라 모였다. 그랬기에 하나회 구성원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머리가 매우 나빠서 시류를 읽는 흐름에 매우 둔했고 그래서 김영삼이 저렇게 작전을 짤 때까지 가만히 서서 구경이나 하다가 아무 대처를 못하고 죄다 숙청당한 것이다. 당장 동기생 중 꼴등에 거의 가까웠던 전두환이 리더인 것만 봐도 답이 나오는 것이다. 그 이후 이를 절감한 하나회는 후배들 중에서는 그나마 공부를 잘하는 인원들을 섭외해서 하나회로 영입했고는 하나, 그 중에 박희도 같은 병신새끼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멍청한 새끼들만 골라 모아놓은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군계일학이라고 한 기수 당 1명 나올까말까하게 똑똑한 놈들도 있긴 했지만 그들은 하나회 내부에서 비주류였다. 대표적으로 김복동이나 이현부 등이 하나회 중에서 머리가 똑똑한 몇 안되는 인원들이다. 그리고 갖가지 명분과 의지를 갖고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와 달리 하나회의 권력에 대한 욕망은 자기들의 보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숙청이 쉬워진 점도 있었다. 박정희는 권력에 미쳤고 잔혹한 독재자가 맞지만 자기 나름의 목적과 대의를 갖고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라를 끌고 간 인물이었다. 후에 극도로 타락하는 행보를 보면서 카이사르적 독재자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하나회도, 전두환도, 박정희와 같은 절대적 대의나 권력에 대한 욕망은 갖고 있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움직였을 뿐, 그나마 전두환이 박정희 이후 권력의 공백을 캐치하고 독재자의 길을 걸었으나 전두환이 빠진 하나회는 더더욱 군내 요직을 차지하고 금전적, 정치적 이득만 취하면 되는, 찌질한 조직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하나회의 성향은 6월 항쟁 당시 전두환이 권력을 잃어갈 때 그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며 친위 쿠데타를 돕기보다는 당장 자신들을 개박살 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의 눈치를 보며 뒤로 빼던 모습을 보면 파악하기 쉽다. 이후에도 노태우가 대통령 하고 자기들은 여전히 군내 요직을 장악하고 잘 먹고 잘살고 있었으니까 굳이 군을 넘어서서 나라까지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 하나회를 생각보다 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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