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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 문사철 중 사. 역사학을 배우는 학과이다.

사학과에서 배우는 것을 네 가지 범위로 나누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고고미술사.

한국사의 경우 고대사(고조선사부터 삼국-남북국시대까지), 고려사, 조선전-후기사, 근현대사까지 시간 순으로 배우고, 사회경제사나 대외관계사 따로 등을 배울 수도 있다. 지방대학의 경우 지역사를 배우기도 한다.

동양사는 대개 중국을 중심으로 동양의 역사를 배운다. 중국의 시대흐름과 사회모습 등을 중심으로 배우고, 동양의 종교와 문화, 사상과 중국의 사회경제사와 동서문화교류사 등을 배운다.

서양사는 서양고대사부터 중세, 근대, 현대사까지 시대별 수업을 받고, 서양사상을 심화적으로 배우거나, 학교에 따라 영어로 수업을 할 때도 있다.

고고미술사는 고고학과 미술사학을 합친 거다. 대학에 따라서는 고고학과나 미술사학과가 따로 개설되어 있을 수도 있다.

또 1학년이나 2학년 때 전공필수로 역사학개론, 사료강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학개론은 그 유명한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1] 를 비롯하여 헤로도토스, 랑케, 투키디데스 등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인물(서양 사학사에서 네임드인 역사학자들)들을 공부한다. 뭐 이 정도 인물은 고교 역사교과서 맨 앞장 역사 개설에서 잠깐이라도 언급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니 사학과에 뛰어들 놈이면 아예 모르진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저작까지 다 읽어봤느냐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사료강독은 원어로 된 역사 자료를 읽는 법을 배우는데 주로 한문 자료, 예를 들어 광개토왕비나 삼국사기 같은 걸 본다. 예로 든건 고대사 교수가 사료강독을 맡는 경우고, 교수 전공이 고려나 조선시대면 그 시대 문헌자료를 볼 수 있다. 선비들이 쓴 문집이라든가.

졸업 후 진로는 교직이수 후 임용고시를 치러 중등교사가 되거나, 박물관과 문화재청 채용, 국사편찬위원회 편수과와 박물관 연구원 등이 되서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실상[편집]

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더 깊은 절망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당신이 금수저이거나 취업을 포기한 좆수 히키코모리라면 안심하고 읽어도 됩니다.
?????: 비겁한 팩트말고 정정당당하게 날조와 선동으로 승부하자 이기야!!


역사와 역사학은 엄연히 다르며, 역사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학과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고 전문연구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자주적인 역사를 개척하고자 사학과에 올 거면, 군사학과나 육사로 가서 탱크로 베이징과 도쿄를 밀어버리는 게 빠르다

사학과 진학에 관심있거나, 사학과의 현실을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니들 예상대로 여기로 온 이들이 자기는 급식 시절에 역사 하나만큼은 지렸다는 역사 좆문가들, 역사가 짱재밌다는 역빠, 자기 성적에 그나마 있어보이는 학과여서 온 간판충 등이 모여 이 지옥에 당도한 불쌍한 인간군상을 이룬다. 별별 역사빠는 인간들이 모이기 때문에 역센징이나 밀덕도 간혹 보임. 이들 대부분이 갓민성쌤같은 갓갓갓급 역사쌤, 주목받는 초엘리트 역사학자를 꿈꾸지만...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흔히 한국 대중들이 역사를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 때문에 너도나도 역사에 관해 한소리 지껄이며 인터넷과 대중매체에서는 역센징이 어그로를 일삼고 재야사학자들이 하도 한국사의 숨겨진 진실 드립을 쳐대면서 역사학을 숨바꼭질이나 보물찾기로 만들고 일제와 두계마왕원피스를 숨겨놓은 골D로저로 탈바꿈시키는데 역사를 이런 식으로 취급해서 피해를 보는 인간들이 꼬꼬마 사학도들이다. 한마디로 역사를 쉽게 때려잡을 수 있는 잡몹 취급한다. 역사학도 엄연히 학문이며 당연히 아마추어 애호가 수준을 넘어서면 빡세지는 것이 사실이니 찬찬히 들어보라.

먼저 1학년 전공기초 수업부터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알고 있던 중생들이 전열보병의 맨 앞줄로써 고꾸라진다. 일단 시험이 객관식에서 주관식, 논술식으로 바뀌어서 필력과 사고력이 요구된다. 사학과 신입들의 발표를 보면 대체로 누구누구가 어디어디를 정복했고 무슨무슨 정책을 시행했고... 이렇게 개론서에 나와 있는 사실만 줄줄 나열할 뿐 그것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는데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교수나 좀 짬밥있는 사학도가 이런 발표를 보면 그래서 왜? 그게 우리한테 무슨 의민데? 라고 질문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이유에 대해서는 후술.

그래도 학교가 좀 괜찮고 애들 수능 성적이 좋을 경우 개론 수준의 1학년 과목들은 그럭저럭 버틴다. 문제는 '역사란 무엇인가?' 따위 질문으로 시작되는 사학사나 역사철학에 가까운 수업들, 교수가 변태 성향이 있을 경우(같은 교수들은 '열심히 수업 하는 교수'라고 칭찬해 주지만) 책 읽고 발제하고 에세이 쓰고 질문하고 하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여기서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개괄에 대해서 달달 외워봐야 교수가 널 인정하거나 존경하지는 않는다. 그 개괄은 기본 자료로 당연한 거고(어차피 암기하기만 하고 깊이 생각해 본 내용이 아니면 금방 까먹는다), 그걸 보고 니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현대에 어떻게 대입할 수 있느냐 등등등 이런 걸 끝없이 생각해야 한다. 즉 앞에서 말했듯이 왜? 그 역사가 무슨 의민데?라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문장력과 사고력이 있어야 하고 글재주도 좀 있어야 한다고 하는 거다. 암기로 통하는 건 수능과 한능검 정도가 끝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수능 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를 다 맞았다고 해서 사학과에 적성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애들 수준에서나 나오는 성급한 판단이다. 고등학교 탐구과목이 요구하는 역량과 대학 수업이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중고등학교 수준과 달리 학부 수준의 역사는 각 역사적 사건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시험에서 그것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세계사 공부 때 프랑스 혁명이라 하면 그냥 무조건 세계 3대 혁명이고 앙시앵레짐 바스티유습격사건 국민의회 입법의회 국민공회 총재정부 통령정부 딸딸 암기하고 끝나니 암기과목이라면 암기과목이다.

그러나 대학교 학부 수준에서는, 예를 들어 토론식의 서양사 심화 수업에서 프랑스 혁명을 배우고 시험을 쳐야 한다고 치자.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으며 왜 혁명인지, 그 사건이 우리한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토론한다. 사실 말이 토론이지 교수가 학생들에게 그냥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대충 답하면 교수가 미리 준비한 답을 이야기하는 자문자답식 토론수업인 경우도 있다.

토론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교수는 혁명의 배경 및 전개 과정 및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교수 관점에 따라) 정리한다. 추가로 프랑스혁명에 대해 정통주의니 수정주의니 이런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도 배우기도 한다.(우리가 흔히 아는 뭐 봉건주의 까부수고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었다는 프랑스혁명은 정통주의 해석에 가깝다.)

그리고 이렇게 수업한 내용을 달달달달달 외워서 시험날 줄줄줄줄줄 써내려간 다음 '이걸 대충 암기만 한 게 아니라 이해를 잘 했습니다'라는 식으로 교수의 논리와 비슷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면 A+! 참 쉽죠잉~?

이렇기 때문에 단순 사실만 암기해선 B+이상 받기 어렵다. 정확히는 암기라는 것이 개별적 사실에 대한 암기라기보다는 교수가 강의에서 설명한 내용과 논리를 완전히 소화하는 것이고, 여기에 추가되는 것은 그것을 스스로 자기 견해처럼 활용하는 능력이다. 괜히 교수 수업 녹음하는 게 아니다. 겉멋들어서 교수 견해에 태클걸어봤자 이제 막 역사 공부 시작한 뉴비가 그 분야에서 수십 년을 굴러온 교수님 짬밥을 어떻게 이기냐.

이렇게 예측과는 다른 수업진행 때문에 많은 사학도들이 중도에 미끄러진다. 그리고 그들은 전과, 반수, 휴학, 입대 등을 택하며 사학과를 떠난다.

자 그래도 역사를 무지무지무지 좋아해서 전공수업을 무사히 패스하고 3, 4학년이 되었다고 치자. 이제 진로를 고민해봐야지. 취업, 역사교사, 대학원 중에 골라봐야 한다.

취업은 뭐 문사철이면 스카이를 나와도 고용시장에서 주옥되기 십상인건 당신도 잘 알 것이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고 싶으면 상경계 전과나 복전을 노려보든가...

역사교사? 일단 역사교육과랑 헷갈리지 말자. 비사범계인 사학과는 교직과정이 설치 안되어있으면 교육 대학원 말고는 방법이 없다. 교직과정이 있다면 교직이수자로 선발이 되어야 한다. 중고등학교때 니들 가르친 세대가 교사 되는 것과 니들이 교사 되는 것의 난이도 차이는 졸라 크다. 일단 부모세대는 누구나 대학에서 교직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imf 이후 요즘은 한 학년에서 10% 안에 들어야 교직수업 들을 권리를 준다. 즉 과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해야 교사 자격증 딸 수 있다는 것. 이마저도 교육부에서 교직이수 인원 줄이려고 난리다. 답이 없다.

교직이수자로 선발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교사로서의 자세와 철학과 교육관? 여긴 헬조선이다. 그냥 성적순으로 평가하고 교직이수자 뽑는다. 가끔 성적뿐만 아니라 면접도 선발에 영향을 주긴하지만 목소리가 모기소리라 교사 하기 어려워 보이거나, 면접 도중 교수한테 까불지 않는 이상 거의 성적순이라고 보면 된다. 교사 할 생각도 없으면서 학점 높다고 교직이수 찔러보는 놈도 있다.

학점이 딸려서 교직이수를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교사가 되고 싶다? 그러면 교육대학원에 가면 교사자격증 딸 수는 있다. 가서 부모님의 등골을 시간과 돈으로 바꿔먹으며 1학년 때 공부 안 한 자기를 후회할 것이다.

뭐 과에서 손꼽힐 정도로 공부 잘 해서 교직이수자로 선발되었다고 치자. 임용고시를 봐야한다. 임용고시 임용고시 말은 쉽지만 임고 좆나게 어렵다. 어지간한 인서울 대학도 거의 이쪽으로 아웃풋 안 나온다. 고시낭인 아니면 걍 딴 길로 샌다. 과에 몇 사람 정도 공부 잘한다고 명성 자자하던 사람들 있을 것이다. 근데 그 사람들도 임용고시에 뛰어들었을 때 재수 삼수(혹은 그 이상)한다. 그래도 하고 싶으면 하든가. 근데 임고 붙어도 전국 학교가 포화상태라 대기만 할 뿐 교사 자리가 안 난다. 사립학교는 임고랑 상관없긴 한데, 주요대학 밑으로 다 짜르는데다, 어지간해서는 원래 교사자리 갖고있던 틀딱들이 20년이고 30년이고 계속 꿰차고 있는다. 그나마 나는 자리도 기간제일 확률이 높다. 교사 TO가 늘어난다는 건 최소 남북통일 급의 이벤트가 있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 할 듯.

그래, 취업이나 고시는 힘드니 대학원 진학을 노려볼까?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을 하다니, 당신은 분명 누워서 뒹구는 것보다 역사책 읽는 것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공부가 재미도 없으면서, 취업 안된다고 대학원으로 도피하려는 그런 노답 마인드로 진학하는 건 아니겠지요?

근데 여기도 함정이 있다. 바로 외국어와 한문

일단 학부 2학년 전공과목부터 이들이 본격적으로 당신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꼬우면 구글 번역기 돌리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있다만, 번역기는 사학도가 아니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고유명사를 이상하게 번역한다. 이건 취업을 목표로 학점관리를 하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어려운 부분이다.

소위 말하는 사료강독 수업이라는 학점폭격기가 존재하며 한문이나 영어로 된 사료를 보고 시험을 친다. 여기서 급식시절에 영어 한문 수업 기피했던 애들이 미군 기관총 앞에 반자이 돌격하는 일본군마냥 고꾸라진다. 물론 아싸만 아니면 해석본이나 번역본을 구해서 딸딸 외우는 편법으로 넘어갈 수는 있다.

근데 대학원 가려면 편법으로 강독 수업을 넘어가는 수준의 실력으로는 택도 없다. 학부 졸업 전에 (그러니까 최소 3학년 때부터 외국어 빡공해서) 외국어/한문으로 된 사료를 읽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고도 석사과정에서도 외국어/한문 공부 더 해야 사료를 읽을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옛날 문헌을 읽을 수 없으면서 역사학자가 자기만의 학설을 세울 수 있을까?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적 수준에서 사료를 연구하려면 원문의 뉘앙스를 자기가 직접 이해해야 하므로, 번역된 문헌에 의존하기를 기대하지 마라. 애초에 이런 사료를 볼 수 없으면서 역사를 알고 역사학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소위 재야사학자나 아마추어들이 역잘알이랍시고 판치다 욕먹는 이유가 옛날 문헌을 지들 멋대로 해석하며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여느 학문이 그렇듯 알면 알 수록 모르는 게 많아보이고 사료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관점이나 인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역사이다. 당신이 지금 알고 있는 역사지식도 그쪽 분야의 논문과 사료를 파고들다보면 그것이 치밀한 사료해석과 치열한 논쟁의 산물이며, 아직까지도 논쟁거리가 많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글을 보면 당신이 생각하는 사학과는 사실 사학과가 아니라 국제어문학과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분야별로 어떤 외국어 실력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네이버 부흥 카페 글을 참조했다.

한국고대사 : 행간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한문 실력과 중국어 및 일본어. 국뽕 거하게 드신 분들은 일본을 낮잡아보는데 식민사학이니 뭐니 논란이 있지만 한국고대사의 본격적 연구는 일본인 연구자들이 시작했고 지금도 논문을 많이 내고 이다. 한문 실력은 뭐 삼국사기, 삼국유사 보고 중국정사조선전은 한 글자 한 글자가 금과옥조이니 한문 공부 꼭 필요하다. 일본서기 보려면 고대 일본어도 봐야겠네? 그리고 이 분야를 전공한다고 했을 때 후시대 연구보다 더 부각되는 단점은 아무렇게나 갈겨쓴 정서되지 않은 초서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신라 무역사를 연구하는데 가라앉은 배에서 상품의 행선지를 표시한 목간이 발견됐다. 그러면 거기에 상인놈들이 한자를 마구 갈겨써놨는데 그런 거조차 판독할 수 있어야 한다. 고시대로 올라갈수록 도서로 정서된 그나마 깔끔한 문헌조차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당연한 일이다. 아 여기에 이두, 향찰, 구결 등도 추가되면 이제 사학이 아닌 국문학도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려시대사 : 고려시대는 묘지명 갖고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에 한문 사육변려체와 고문을 겸비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고려 후기로 접어들면 1차 사료의 양이 늘어나므로 한문 실력이 더욱 요구된다. 일본어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

조선시대사 : 63빌딩처럼 쌓인 조선시대 문집이나 1차사료를 보려면 한문 서적을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의 속도로 읽어야 한다. 사대부들 초서체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한국근대사 : 재일교포 1세 수준의 일본어 실력이 요구된다. 여기서 오덕과 역덕을 겸직하는 부류들은 나 애니 좀 봤는데 한국근대사 공부할까 이런 착각에 빠지기 쉬운데 애니에 나오는 현대 일본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문과 히라가나가 얼키고 설킨 옛날(정확히는 근대) 일본어를 말한다. 총독부가 싸지르고 간 수많은 공문서들과 마주하며 식민지배의 악랄함을 온몸으로 느낄수있다. 그리고 독립신문 같은 띄어쓰기도 없이 발음나는 대로 적힌 옛 국한문혼용체를 보아야 한다.

한국현대사 : 재미교포 1세 수준의 영어. 한미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천조국이 한국 관련 자료를 쏟아냈기 때문에 영어 잘해야 한다. 심지어 20세기 미국에서 나온 사회과학 서적이나 사상서도 읽는다.

정리하자면 고중세는 중국, 근대는 일본, 현대는 미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답게 읽어야 할 한문, 일본어, 영어 자료가 수두룩하다. 심지어 요즘은 러시아 쪽 자료도 참고한다고 하니 러시아어도 해야할지 모르겠다.

동양사, 서양사는 말할 것도 없다. 애초에 외국어 자신 없는 사람은 대부분 거의 한국사 전공 고른다. 물론 그러고도 외국어 압박에 좌절하기 쉽지만...

국내에 번역된 자료는 극히 소수이기 때문에 외국어로 된 자료를 밥먹듯이 볼 수 있어야 한다.

동양사 : 여기서 말하는 동양사는 일단 중국사, 일본사에 한정짓는다. 어차피 국내엔 중국사 연구자가 대부분이고 일본사도 연구자 얼마 없으며 중국, 일본 바깥 분야 연구는 국내에선 걍 말라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영어 + 한문 + 중국어 or 일본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중국사 배우는데 한문, 중국어는 그렇다쳐도 왜 영어냐 하면, 서양의 중국학이 제법 역사가 깊기 때문이다. 근대 역사학 자체가 서양에서 정립된 거라 서구 학계는 그 시각이 동양 학계 이상으로 정교하며 동양 학계와 다른 의견도 많이 낸다. 19세기말-20세기초 서양 학자들이 실크로드 탐사를 주도했음은 물론 은허 같은 중국 유적 발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서양의 중국사 연구는 고대사부터 중, 근세사까지 모두 뻗쳐있다. 근현대사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과 서양이 본격적으로 부딪히는 시기기 때문에 영어 자료가 더 많아진다. 따라서 영어 공부해야 한다.

한문이라고 해도 논어나 맹자에나 나오는 한문 문체 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른 문체의 한문을 봐야하며, 고대사로 넘어가면 우리가 아는 한문도 아닌 갑골문이나 청동기 금문, 죽간에 쓰여진 고문자를 보아야 한다. 일본사도 마찬가지로 근현대 일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고전 일본어 문법을 배워야 한다.

일본어는 비단 일본뿐 아니라 동양 어느 나라를 연구하더라도 큰 도움이 되는데, 애초에 일본이 아시아에서 근대적 역사학 연구를 제일 먼저 시작한데다 중국사 사료 연구의 뼈대라 할 수 있는 중국 문헌학 연구의 전통도 깊기 때문이다.[2] 중국 개방 전에는 중국사, 중국철학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꽤 있었다. 지금도 중국사 교수 중 일본 대학원을 나오신 분이 종종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생각보다 최근까지도 그랬다. 일본사야 일본 대학 출신들 많은 거 말할 것도 없고.

서양사 : 영어는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어[3]/독일어, 자신이 전공할 나라의 현지언어를 할 줄 알아야한다. 고대사나 중세사라면 라틴어나 그리스어가 필요하다. 라틴어도 고전라틴어와, 교회라틴어가 서로 다르며 그리스어도 고대 그리스어, 고전 그리스어(코이네), 중세 그리스어(비잔티움 제국) 시대마다 다르다. 아테네를 아테나이라고 읽고 오디세우스를 오뒷세우스라 읽곤 하는데 고대 그리스어 발음에 근접하게 읽으려는 시도라는 듯.

좀 마이너한 분야의 경우, 중동 쪽은 아랍어나 페르시아어다. 아랍어는 다행히 예나 지금이나 문체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물론 니가 좌측이 아닌 우측부터 읽는 애국보수 지렁이 문자를 좋아하고, 유적지 돌다가 IS한테 걸려서 유적지와 함께 장렬히 산화해도 상관없으면 이쪽 역사를 전공해도 좋다.

중앙아시아 쪽은 언어가 다른 온갖 민족들이 섞여있기 때문에 10개 국어 이상을 하는 굇수의 영역이다. 한국에서 이쪽 연구의 권위자로 호동칸이라는 별명을 갖고계신 김호동 교수는 20개 국어를 할 줄 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쪽 동네 민족들 언어-아랍어, 터키어, 페르시아어, 위구르어, 몽골어, 러시아어- 뿐만 아니라 거란 문자, 서하 문자, 소그드 문자, 돌궐 문자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문자까지 본다고 하면...ㅎㄷㄷ

고고미술사 전공은 솔직히 잘은 모른다. 밑에 고고학과나 미술사학과 항목에서 보완 바란다. 박물관이나 문화재청 노리겠지만 이쪽도 석사, 박사는 기본이니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에 비해 만만할 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겠다. 이쪽 가르치는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여기도 외국어 중요한 건 마찬가지라고 하더라.

만약에 한국사 전공이든 동양사 서양사 전공이든 외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직접 눈으로 보자. 출처는 마찬가지로 네이버 부흥. 외국어능력이 결여된 역덕이 박사과정 진입도 허가받지 못했다는 사연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당신이 아마추어 역사애호가가 아닌 진정한 역사학자가 되려면 사료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외국어는 필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뭐 외국어 못 하고도 디시위키에서 글 싸지르는 정도의 재야 역사학자는 될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든지. 디시위키는 좆문가들이 많을 수록 컨텐츠가 늘어나니 오히려 좋다.

흥미 문제도 있지만 현대사로 대학원을 가는 사학도들이 많은 이유도 저게 좀 있다. 현대사는 한문보단 영어니까 영어만 잘 하는 애들에겐 선택권이 없는 것. 일본어 비중도 좀 있긴 하지만 한문 할 바에는 일본어가 나은 것도 있고.

ㄴ 저 짤방에 나온 사람은 수능 영어 백분위 40대 이하에 토익이 300대였다고 한다. 그냥 못하는 걸 넘어서 영어에 대한 의지가 있기는 한가 의문이 드는 수준. 보통 다른 공부에 비해서 영어가 유독 어려워서 고생한다는 사람들이 수능에선 2~3등급이고 토익은 600~700대인게 대부분인데 400도 안 되는 거면 저 사람은 영어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던 것 같다. 저 사람 후일담 찾아보니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데 공시생들조차도 대학원 가는 사람이 영어를 그렇게까지 안 하는게 말이 되냐고 댓글로 뭐라 한마디씩 하더라.

상당수 졸업생들이 교직도, 대학원도, 취업도 다 썰리고 잘해봐야 샐러리맨이나 공시족이 되기 일쑤다. 괜히 속된말로 死학과, 아사과로 불리는 게 아니다. 굶어죽기 십상이다...

이런 지옥도를 겪으면서도 즐길 수 있다면 사학과에 들어와라. 네 흥미와 역량에 따라 물 만난 잉어가 될 수도, 한강물 수온 재는 잉여가 될 수도 있다. 참고로 사학과 온다고 해도 너가 관심있는 분야의 수업을 못 들을 수도 있다. 너가 만약 장제스에 관심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중국근현대사를 전공한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야하는데 안 계실 확률이 있다.....

뻔한 얘기로 결론짓지만, 어느 쪽으로 진로를 잡든 니가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존나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고등학교 때 역사수업이 좋으면 역교과가라. 사학과에서 뭐가 언제 일어났고 이런 건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좆도 안 중요하다. 사학자들의 사상과 의견, 어떤 사건이 갖는 의미같은 걸 졸라 깊게 배우는 곳이 사학과다. 실제로 사학과 학생 중에 '나는 고등학교 때 배운 역사를 배우고 싶었는데 이게 뭐야'하는 애들 있다.

이 얘기가 없네? 사학과 학교마다 다르지만 한국 기준으로 인서울 명문대들은 다 디폴트가 3년 석사다. 2년 석사가 없진 않으나 대부분은 2년 반이며 그나마도 4년 석사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석사부터 존나 오래 걸린다. 네가 돈이 많거나 전액 장학금+생활비 보장 가능한 걸 찾는다면 유학을 가라. 일본 문부성 장학생 같은거. 참고로 일본은 사비유학은 모르겠지만 문부성 장학생은 석사를 5학기 가는 순간 박사지원이 취소되기 때문에 강제로 2년석사가 가능하다. 근데 사비유학생이나 내국인 학생들도 2년만에 석사를 끝낸다면 무조건 유학이 이득이겠지만, 사비유학생이나 내국인 학생들도 한국마냥 3년 석사를 하는 풍조라면 저런 식으로 2년 석사를 따게 되는게 더 힘들 거다. 이건 나도 잘 모른다. 해본 사람 있으면 추가 부탁.

정리[편집]

간단히 새내기들 1-3학년 계획 짜주자면

대학원 : 학점은 4.0 이상만 나오게 관리하고 나머지 시간은 외국어 공부(토플/텝스/한자/HSK/JLPT 시험 또는 기타 니가 전공하고픈 나라 언어. 참고로 토익은 비즈니스용이지 학술 분야에선 필요 없는 공부다. 돈좀있고 유학 갈 생각이면 토플, 돈없고 국내대학원 갈 생각이면 텝스다). 그리고 관심분야가 일치하는 교수님 있으면 그 교수님 과목만큼은 전부 들으면서 수업참여 열심히 하고 A+따라

교직이수 : 교직이수자 아직 안뽑았으면 학점은 무조건 최고평점(4.5나 4.3) 근접하게 관리. 교직이수 했으면 학점 3.5~4.0 이상만 나오게 관리하면서 임고(교육학,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한문) 준비. 같이 준비할 사람들이랑 임용고시 스터디 권장한다. 대학 졸업해서 임고준비할 생각하지 말고 지금 준비해라. 특히 남자는 군대2년 때문에 불리한 점도 감안해서 미리 해야한다.

취업 : 상경계 복전or전과할 정도로 학점관리. 토익 공부 열심히, 그 외에 대외활동이나 스펙은 취업한 선배들한테 물어보면서(주변에 없으면 교수님 통해서라도 컨택할 것) 잘 쌓아라.

이 정도만 해도 씹상타취로 준비하는 거다. 과생활도 적당히해라. 같이 공부할 선배나 동기 위주로 만날 것. 아 근데 디시위키러들은 죄다 아싸들이라 과생활이 없구나


여담이지만 학과 행사로 학술답사라는 것이 있는데, 명목상으로는 대학생들이 교수님과 함께 각지의 유적지나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나...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학'을 뗀다.

말그대로 술답사로 선배들이 을 처멕인다.

술쳐먹고 난 다음날은 교수님의 문화재 설명을 들어도 뭔 소린지 이해가 안 되며, 유적지에서 즉석으로 피자를 제조하기도 한다.

악랄하게도 학과에서는 답사를 일정 횟수 이상 가는 것을 졸업요건으로 걸어놓는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행사를 아주 사랑하며, 졸업요건을 채우고도 지속적으로 답사를 나오기도 한다. 졸업한 뒤나 군대 휴가 기간에 답사를 나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 이런 부류는 대체로 학과에서 좀 잘 나가는 슈퍼인싸들일 가능성이 높다.

사학과 학생이 받기 쉬운 오해[편집]

첫째로, 한국사만 배우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다. 국사학과는 예외. 한국의 대중들이 인식하고 생각하는 '역사'라는 개념은 대체로 한국사에 국한되었기 때문.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한국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의 일각이 표출된 것이다. 그 역사적 배경이 매우 깊다. 한국은 전근대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근현대에 들어서는 세계화의 대열에 합류하기는 커녕 국권피탈의 불운한 경험을 겪었다. 해방 이후에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더더욱 지리적으로 고립되었으며, 분단 이후에는 군사정권의 국가주의적 통치를 경험했는데, 그 저항세력 또한 민족주의적 교육과 사상으로 무장하였다. 이와 같은 요인들 때문에 현대 한국은 좌우막론하고 국뽕을 빨며 '역사'의 중요성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 역사는 한국사, 즉 "우리 민족의 역사"였다. 그 결과 한국사를 제외한 세계사는 역덕후들의 사회탐구 선택과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외국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하다보면, 한국이 정말 외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없는 갈라파고스 국가라는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당장 디시위키 외국 관련 문서만 봐도 외국에 대한 오해와 그에 대한 반박, 편견과 환상, 설전이 난무하는 걸 볼 수 있다. 프랑스 문서가 대표적이다. 옆동네 일본도 지리적인 이유로 갈라파고스화된 면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쪽은 세계사가 필수과목 (근거) 이고 자국사가 선택과목이다. 사실 얘네들은 문제가 많았긴 해도 한때 제국을 경영한 전력이 있는 만큼 우리보다 세계화된 나라다. 에도시대 정치적인 이유로 쇄국을 표방하긴 했지만, 네덜란드를 통해 서양 학문을 수용하였으며, 민간 차원에서 동남아 등지에 진출하기도 했다.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는 뭐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인 랑케의 직계 제자를 강단에 앉혀놓기도 했다. 그 때문에 아시아 최초로 근대적 역사학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동양사'라는 개념도 일본 학자들에 의해 선구적으로 정립되었다. 당연히 한국 사학계보다는 외국 역사 연구가 많이 되어있을 수밖에. 위의 링크에서 설명하지만 중국도 세계사 교육이 의무적이다. 따라서 주변국과 비교해 봐도 한국의 역사교육은 '한국사 과잉 강조, 세계사 미비'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국제정세에 무지해 을 경험했음에도, 세계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세계사 교육을 여전히 홀대하고 있으니, 참으로 유감스럽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연일 강조하는데, 그 역사가 남긴 중요한 교훈 하나를 빼먹은 건 아닌지?

역사교육에서의 한국사 과잉 강조는 문화컨텐츠 분야에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저스툰에서 동아시아 근대사를 연재하는 만화가 굽시니스트의 말을 인용하면, 역사 문화 컨텐츠의 94%가 한국사고 6%가 세계사인데, 그 6%중 3분의 1이 삼국지, 다른 3분의 1이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라고 한다(으메이징!)... (나머지는 요리 역사나 밀리터리 분야) 물론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일본의 만화가들이 중국사를 주제로 띵작 만화, 게임들을 만들고, 미국의 영화 감독들이 유럽 대륙이나 중동의 역사를 주제로 띵작 영화들을 제작하는 걸 생각하면, 교육, 문화에서 한국사 과잉 문제는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사실 외국 역사에 비해 자료도 부족한데 언제까지 우려먹을라고? 부실한 영역을 소위 말하는 역사적 상상력으로 메꾸다보니 환빠스러운 사극이나 나오지...

ㄴ 이 부분은 극히 공감된다. 본인은 이과지만 심심해서 일본사라도 간단하게 독학해볼까 하고 관련 서적들을 열심히 찾아 읽어댔다. 그중 꽤 오래 붙들고 읽은 책이 '아틀라스 일본사'인데, 저자 서문이 좀 충격적이었다. '일본사를 강의할 때 여태까지 적절한 국내 저자의 교재가 없어서 일본 아니면 구미쪽 교재를 번역해서 써왔는데, 이제와서야 제대로 된 국내 개설서를 낼 수 있게 되었다'라고. 이 책의 1판 1쇄가 2011년에 나왔다. 즉 2011년 이전까지 국내 저자가 쓴, 대학 일본사 강의에서 교재로 쓸 만한 일본사 개설서가 없었다는 것. 도대체 얼마나 이웃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도 일본의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 자존심 상했을까?

둘째로, 역사 물어보면 죄다 답변해줄 사람이라고 오해 받기 쉽다. 아무리 역사 시험을 다 맞고 전공 A+을 싹쓸이 해도 역사의 모든 분야를 다 꿰고 있기란 불가능하다. 설령 다 아는 것처럼 보이는 놈이 있어도, 어줍잖게 아는 체를 해서 비전공자의 눈에만 그리 보이기 때문이다. 비전공자나 저학년 사학도들은 인식하기 어렵지만, 역사학도 여느 학문이 그렇듯이 오랜 연구 역사를 갖추고있고 연구 분과가 엄청나게 세분화되어 제각기 다른 연구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역덕후든 사학도든 사학과 교수든 자신의 관심분야나 전공하는 분야는 한정되어 있으며, 그 바깥의 분야는 정확한 답변을 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제대로 공부하다보면 자기가 모르는 게 더 많다고 느낀다.

설령 사학과 박사과정까지 마친 사람이라도 자기 나와바리가 아닌 분야에서 아는 체 했다간 칼부림 당하기 딱 좋다. 한국근현대사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고대사, 조선시대사의 진실을 까발리겠다는 마냥 역사책을 쓰다가 그쪽 분야 연구자들한테 욕을 얻어들으시는 그 유명한 이 모씨만 봐도... 대부분의 사학도들은 이 모씨의 행동이 몰상식함을 이해하는데, 대중들은 역사라면 다 거기서 거기인 걸로 아니 이 모씨가 아직도 권위자를 자처하고 있는 거다.

이런 배경을 모르는 비전공자들은 사학도에게 역사랑 관련된 것이면 아무 분야나 물어본다. 사학과 내에서도 덜 역덕인 사람이 좀 더 역덕인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물어보기도 한다. 사극 다음화 물어본다는건 인터넷에서도 유명하고, 필자의 예를 들면 박물관 유물에 대해 설명해 달라거나 한일 역사분쟁에 대해 견해를 밝히라고 하는데, 당연히 질문받는 사학도의 입장에서 하고싶은 답변은 네이버 지식백과 뒤져봐 나한테 묻지말고 아오이다. 그런 건 사학도 중에서도 그쪽 분야를 관심을 갖고 전공하는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굳이 따지자면 각각 미술사와 한국근현대사에 해당되는 범위인데 그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쪽 분야에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같은 미술사 범위라 해도, 불상 전공자보고 느닷없이 르네상스 회화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르네상스 덕후가 아닌 이상 설명하기 쉽지 않다.

또한 사학도도 일부 전공선택 과목은 듣지 않고 졸업하기도 하고, 전공수업 내용도 그 과목명에 해당하는 범위를 다 훑기보다는 한쪽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이유를 들자면 (1) 같은 과목이어도 담당 교수의 세부전공이나 역사관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지고 (2)한 학기에 나갈 수 있는 진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 즉 한국고대사라는 과목을 A+받았다고 해도 그쪽 분야를 개괄적으로 다 알고 있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역덕후를 겸직하는 어떤 사학도들은 뭣도 모르면서 이 분야 저 분야 아는 체 하기도 한다. 그런 애들한테는 역사에 관해 실컷 물어봐서 당황하게 만들자.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역사학도(학부생, 대학원생, 교수 모두 포함)라고 하면 흔히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는 21세기판 독립운동가를 생각할 수가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사학을 전공한 사람들 중에서도 극소수다. 일단 자기 전공 공부하거나 가르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다가, 역사학자들의 경우 역사왜곡 문제[4] 에 대해 역사학의 영역보다는 정치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시 말하자면 정치적으로 성명서를 내는 등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진지하게 학문적 논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문제에 역사학자가 직접 뛰어들면 그 사람의 대중적 인지도, 책 판매량은 급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를 노리는 듯이 끼어들어서 설전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학과에서는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간혹 토론이나 조별과제 소재로 써먹기는 하지만) 심도 있게 가르치는 경우가 드물다. 앞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군사학과에 가서 베이징과 도쿄를 탱크로 밀어버리는 편이 빠르다고 이야기했는데, 주변국들의 역사왜곡에 맞서는 21세기판 독립운동가를 생각한다면 역사학자가 되기보다는 정치판에 뛰어들거나 사회활동가가 되어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전단을 뿌리는 쪽이 더 빠르다고 본다.

여담[편집]

서울대 사학과 가고 싶다고 하는 애들 많은데 서울대에는 사학과 없다. 국사학과/동양사학과/서양사학과로 나뉜다. 고려대와 충남대는 (한)국사학과/사학과로 분리되어 있으며 시립대와 국민대는 국사학과만 있다. 상명대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사학과를 역사콘텐츠학과로 개명했다(근데 사학과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역사를 주로 하고 역사를 콘텐츠화시키기 위한 콘텐츠/미디어 수업을 배우는 느낌?(참고로 코딩도 배움. 필수임) 일학년 때 역사학개론은 안 배우고 비슷한 역사학에 대한 이해라는 수업을 듣는다. 상명인이라면 거의 아는 수업이니 혹시라도 더 알고 싶으면 주위 상명인이나 인터넷에 질문 올려봐라.)

역사랑 정치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사학도 중에는 정치에 관심이 많거나 강한 정치성향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진보 쪽이지만 의외로 보수도 있는 편.

각주

  1. 한국에서는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불온서적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반발 때문인지 사학도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명저로 인식되지만, 카의 견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랑케를 지나친 실증주의자로 표현한 것은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카가 예시로 거론하는 서양사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학부수준에서 이해하기 쉬운 책도 아니다. 물론 역사 연구에 있어서 '사실'과 '주관'의 관계는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긴 하다.
  2. 여담이지만 한국은 중, 일과 같은 한자, 유교문화권이라 중국 문헌학 연구 전통이 깊을 거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주자식 경전해석 외엔 죄다 너님 사문난적ㅎ 취급이라 청대 고증학, 일본의 고학 같은 문헌학이 자유롭게 성장하지 못했다. 문헌학을 제대로 하려면 선학들의 문헌해석에 대해 자기 주관을 가지고 의심도 할줄 알아야하는데 의심하면 이단 취급받았으니... 과연 주입식 교육의 본좌국가 답다.
  3. 19세기까지 유럽 상류층사회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였다. 제정시기 러시아사를 공부하다가 난데없이 프랑스어를 봐야 할 수도 있다
  4. 비단 중국이나 일본이 자행하는 역사왜곡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소위 재야사학자들이나 국정교과서 지지자들이 주도한 역사왜곡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