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의 계보
향가 속요 경기체가

고려의 노래를 의미하는 말.

잡가와 유사한 뜻의 속요도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고려의 속요가 더 유명하다.

속요는 외국, 즉, 중국에서 수입해온 부류와 하층민 사이에 구전되어 온 노래가 궁중음악으로 승격된 부류로 나뉜다.

하층에서 궁중음악으로 승격된 부류들은, 격이 높은 노래가 아닌 만큼 흥을 돋구는 기능은 아주 탁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속요 중에는 현대인들 누구나 알 만한 노래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쌍화점이다.

내용은 여자가 남자한테 손목을 잡히는 것이다. 사실 손목 잡히는거 외엔 별 내용도 없지만, 어쨌든 야한 내용이라고...라고 누가 썼는데 후렴구에 보면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둘이 잔 데같이 뒤엉켜진 데가 없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저기서 손만잡은게 아니라 존나 난잡하게 온갖 쎆쓰를 했으니 나도 그것처럼 쎆쓰하고 싶다! 뭐 이런 소리다. 물론 오직 쌍화점만 저속한 내용인건 아니었다.

이처럼 궁중가요에 저속한 내용이 발견되자 참지 못한 선비님들은

"왕님 이거 가사라도 좀 바꾸져" 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굿나잇 키스 넌 너무 달콤해 잘 자요 우리 애기ㅡ 라는 저속한 내용을

동해물과 백두산이 너무 달콤해 우리 대왕 만세ㅡ 국가와 왕을 향한 충성으로 바꾸는 것이다!


당연히 이딴 노래는 인기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 방법이 마냥 실패한 것만은 아닌데, 기존 노래는 내버려두고 노래 첫 부분에만 생뚱맞은 가사를 넣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죽어도 못 보내ㅡ 어떻게 보내ㅡ 란 가사 위에

우리 왕 사랑해 선왕도 좋아해라는, 라임과 가락 모두를 고려한 가사를 넣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왕 사랑해 선왕도 좋아해

죽어도 못 보내 어떻게 보내


식으로 둔갑, 남녀의 사랑을 다룬 노래가 어느새 왕님 찬양가로 바뀌는 것이다.

어쨌든 속요 상당수는 원래 내용이 그대로 내려온다.

지금 기준으로도 음탕한 가사가 많았는데 쌍화점은 잘빠진 색목인 이슬람 만두장수, 동네 술집 아재, 스님, 용 등등랑 뒤엉켜서 쎆쓰!라는 내용이고 만전춘이라는 곡은 야! 얼음위에서 불꽃쎆쓰하고 싶다! 뭐 이런 가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