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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산당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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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는 스갤에 관련된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때 디씨의 수도였으나 지금은 퇴물이 된 곳, 혹은 이와 관련된 항목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갤 2015 올해의 문학 후보에 오른 스갤문학이다. 혐산당들의 스갤패턴을 완벽하게 묘사한 필력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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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수많은 혐갈학 석박사들이 넓은 세미나장을 가득 메웠다. 그들은 모두 혐산당 출신의 전국적인 석학들이었다.

곧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웅성거리는 회장을 정돈했다.


"지금부터 갓영호의 패배 케이스 제.............157번, '초반의 유리한 채제를 멀텟과 혐둥지둥한 판단으로 역전당하는 패턴' 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혐성이 터져나왔다.


"잠깐! 그 패턴은 케이스 37번 그리고 64번, 111번과 중복되는것 아니오?"


그러자 자료를 뒤적이던 또다른 혐산당원이 이의를 제기했다.


"아닙니다. 그 세가지 패턴은 모두 상대가 비겁한 종빨을 이용했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과연 그렇군! 하긴 순수실력은 이미 원탑인 갓영호가 정정당당한 대결에서 졌을리가 없으니....." "그렇다면 도대체 이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겁니까! 우주원탑 갓영호가 이렇게 연패를 할 확률은 2.69퍼센트도 안되는데! 실제로 그런일이 벌어졌습니다!"


혐갈학에 몸바쳐온 그들중에는 '기적의 수학가' 라고 불릴정도의 저명한 수학가들도 여럿 있었다.


"모두들 조용하시오!"


이때 누군가가 책상을 쾅 내려치며 소리질렀다. 그탓에 책상위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가 박살나고 말았다.


"지금 갓영호가 패배의 쓴잔을 들고 있는 와중에 우리가 그를 의심해서 어쩌자는 것입니까!" "프라임 장박사님......."


회장의 모든 혐산당원들은 순간 그의 박력에 압도당했다. 그는 최연소 혐갈학 석사를 취득한것으로 모두를 놀래켰던 인재였다. 장박사가 하늘높이 손을 들어올리고 떨리는 음성으로 자신의 대사를 이어갔다.


"갓영호는 이미 전설이십니다. 그가 경기를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다시없을 영광인 것을 겨우 몇십연패 하고있는 정도로 그를 배반하겠다는 것입니까!"


장박사의 페이소스가 진하게 묻어나는 그 모습을 보며 수많은 석학들의 가슴은 먹먹해졌다. 개중에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는 자도 있었다. 장대한 웅변을 토해낸 장박사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오늘도 장박사의 모습은 모두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장박사는 늘 해오던 말이 있었다.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번운다. 태어나서 한번, 겜하다 졌을때 한번, 그리고 갓영호가 패배하는것을 보았을때가 바로 그때다.'


그래서인지 요즘 장박사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이때 민간 혐산당 싱크탱크인 스갤의 대표로 참석한 왠 파오후 10돼지같은 인상의 남자가 엄숙해진 회장의 분위기를 깨뜨렸다.


"여러분. 저는 이럴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좀더 이성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감상적인 대처로 우리는 스타판을 바라보는 많은 좃망겜러들에게 답을 줄수 없을 것입니다."


그 이름모를 남자가 피규어 갯수나 셀것 같은 손으로 자신의 오덕같은 안경을 멋스럽게 올려썼다.



"갓영호가 패배를 한다? 그건 물론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대한 답을 언제나 가지고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겠지요." "흠....말은 그럴듯 하지만 그럼 당신은 갓영호가 패배를 한 그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겠단 말이오?"



누군가가 그런 반론을 하자 스갤의 평균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그 남자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갓영호가 트리플을 먹기전에 상대는 공격을 시도했지요? 그것은 이미 너무나도 확실한 날빌의 증거가 아니오?" "아니 그게 무슨......."


그게 무슨 개소리요? 하고 물으려던 혐산당원은 황급히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그것은! 하지만 그것을 날빌로 볼수 잇을지..........다른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갓영호가 상대가 트리플을 먹기전에 공격을 들어간 적이 없다고 말할수는......"


그러나 모쏠 아다로 보이는 그 10돼지같은 남자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말했다.


"그것은 '상대성 이론' 을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요."


그제서야 혐산당원은 자신의 팔뚝을 뚫고 올라오려는 소름에 몸을 떨며 반사적으로 자신의 팔을 붙잡았다.


상대성 이론! 그것은 민간 싱크탱크인 스갤의 이름모를 학자에 의해 제창된 것으로 '혐중잣대'를 적용하여 갓영호에게는 유리한 점을 그외의 듯보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점만을 적용시키는 희대의 이론이었다. 그 연구가 발표됫을때 수많은 혐갈학 석박사들이 그 이론의 무결성과 완전성에 입을 다물지 못해 턱이 빠져 버렸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했다.


"그랬군! 그랬어! 역시 갓영호는 애미없는 날빌에 당한거였어! 결코 실력이 모자랐던게 아니야!" "옳소! 그거 정말 대단한 설명이오! 오늘 정말 많은 걸 배웠구려!" "천하의 개날빌에 당했으니 이건 사실 패배로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논의해야 할 일이오!" "이신형이 그 천하의 개잡놈 정말 치졸한 수를 썻군! 그렇게 은하계 유일원탑 갓영호를 한번이라도 이겨보려 했단말인가?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세미나장의 석학들이 자신의 부랄을 탁! 쳤다. 지식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탐구욕을 여실히 보여주는 맑고 고운 소리였다.

그 순간 묵직한 한마디가 회장에 들려왔다.


"좋은 세미나 였군. 역시 아직 혐갈학의 발전가능성은 무긍무진해."



이 목소리를 들은 회장 안의 학자들은 곧바로 소음을 멈추고 존경심과 경외를 담아 말을 꺼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혐갈학만 외길로 8년을 연구해온 채박사였다. 혐갈학에 있어서는 '신' 으로 추앙받는 채박사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혐갈학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진 남자였다.

특히, 채박사가 창시한 '보이지 않는 승자예측' 이론은 혐갈학의 지평을 1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승자예측' 이란 승자예측 란이 공백으로 남아있다 하더라도 자동적으로 갓영호의 승리를 예측하게 된다는 어마무시한 이론이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세미나의 결론을 내렸으면 하는데 모두의 생각은 어떤가?"



아무도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 회장에 모인 모든 학자들의 만장일치 투표를 통해 제 157번째 패배 케이스 역시 '패배가 아니었음' 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영호형! 빵!"



007빵을 하는것도 아닌데 개승현은 영호에게 빵을 외쳤다. 하는 수 없이 영호는 오늘도 빵을 사러 숙소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성대가 숙소를 나간후 영호는 더욱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후.......보고싶다 성대야........."


그렇게 성대를 그리워하며 길을 걷던 영호의 눈에 신문가판대에 놓여있는 신문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혐산당들, 갓영호는 날빌에 당한 것 뿐임을 밝혀내



신문기사의 사진에는 혐산당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밝게 웃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아 저 개새끼들 다 꺼졌으면 좋겠다............."


영호는 신문을 들고 갈기갈기 찢어버리고는 나중에 똥닦을때나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신문지를 챙겨들었다.





언제나처럼 수많은 혐갈학 권위자들로 가득 메워진 드넓은 세미나장. 하지만 오늘 그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높였고 게중에는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움직이기도 힘들어 보이는 육중한 몸을 일으켜 상대에게 달려드는 자들도 있었다.


혐산당들을 책임지고 조용시켜야 할 사회자는 온데간데 없고 그가 있어야할 중앙무대는 이미 온갖 오물과 ㅇㅅㄱ을 응원하는 찢어진 노잼풀로 더럽혀진 상태였다.


"기어코.... 기어코....! 그놈의 호로종족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듣는이의 폐부를 찢는 듯한 파오후 특유의 소프라노 혐성이 넓디 넓은 세미나장을 날카롭게 가로지르며 그곳에 있는 모든이들의 귀에 꽂혔다.


프라임 장박사... 최연소 혐갈학 박사 취득자이자 갓영호의 그 어떤 기상천외한 패배속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여 수많은 혐갈학 석박사들의 정신적 지주로 군림하던 장박사... 그런 장박사도 오늘만큼은 정신을 다잡기 힘든 모양인지 자세를 가누지 못하고 엎드려 쓰러졌다.



"장박사님..!"



그를 부축하기 위해 황급히 달려든 두명의 10파오후를 뿌리치고 장박사가 다시 한번 있는 힘껏 괴성을 내질렀다.


"아아! 이런 기회가 대체 언제 다시 올 수 있단 말인가? 스2에서 갓영호가 올킬을 하고 팀을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는 그런 기회가!?"


콜레라 판정을 받고 죽음을 앞둔 돼지가 세상을 향해 마지막으로 몸부림을 치는 듯한 그의 격렬하고도 슬픈 쿰척임에 일순 조용해진 세미나장에선 깊은 한기가 느껴졌다.

장박사의 냉정을 잃은 모습은 수많은 혐산당들에게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였다. 바로 오늘이 무패전설의 완전무결한 혐갈학의 D-Day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숨을 죽이며 주변의 반응을 살폈다.


"...모두들 침착하시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8년간 혐갈학을 공부한 혐갈학 채고의 권위자 채박사가 있었다. 하지만 침착하라는 그의 말과는 다르게 떨리는 목소리는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분명.. 오늘의 갓은 완전무결하였고.. 올킬을 할 수도 있었지... 하지만 갓은 패배하였다."


갓의 패배... 언제나 있어왔던 일이었고 그렇기에 언제나 해답을 찾아왔던 혐산당들이었지만 지금 들리는 '패배'의 무게감은 이전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무거운 침묵을 깨고 스갤출신 혐산당들이 위치한 D블록에서 주황 체크남방에 청바지를 멋드러지게 입은, 모쏠아다가 분명한 혐산당 하나가 일어나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물론 갓은 패배하였습니다...하지만 오늘의 갓은 3킬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고작 1패가 대체 무슨..."




"갈!!!!"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나 확고한 의지가 담긴 채박사의 목소리가 그의 발언을 끊었다.


"갓의 패배는 그 어느 상황이라도 용납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갓영호는 패배를 할 수가 없단 말이다!

무엇보다 오늘처럼 갓영호가 오랜만에 모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는 더더욱!

대체 저런 기본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자가 어찌 이곳에서 혐산학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대체 그대는 어느 커뮤니티 출신인가?"



채박사의 일침에 오금이 줄어들은 사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못하고 D블록을 지나 쭈뼛뿌뼛 걸어가더니 열심히 노잼풀을 작성중이던 공고출신 혐산당 하나를 강제로 떠밀고 그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쯧쯧."


그런 그를 보며 한 남자가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켰다.


스갤러 평균의 외모와 몸매가 주를 이루는 기존의 혐산당과는 상당히 다른 수려한 외모 그리고 날렵한 몸매를 가진 미모의 남성이 그곳에 있었다.


"그대는?"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고 숨넘어갈듯이 빠르게 논문을 뒤적이며 오늘의 패배를 메꿀 수 있는 전례를 찾고 있던 프라임 장박사의 질문에 그 남자는 손을 내저었다.


"나는 그저 한 명의 혐산당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언제나 그렇듯이 갓영호의 패배의 원인을 찾아내어 그분의 패배가 결코 그 분의 실수가 아니었음을 밝히고자 모인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혐둥지둥해서야 우리갈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늘 3킬을 기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컨디션이 좋았을 터인데 대체 무슨 수로.."


이의를 제기하려는 한 혐갈학 박사의 질문을 한 손으로 휘젖고는 사내가 발언을 계속하였다.


"그렇기에 발상의 전환을 하자는 것 아닙니까?"


발상의 전환? 사내의의 말은 너무너도 터무니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갓이 수십 연패를 당하는동안 혐산당들이 쥐어짜낼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쥐어짜내어 패배의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왔고, 그 와중에 탄생한게 너무나도 유명한 바로 저 '상대성 이론'이었다. 이 완전무결한 이론까지 만들어낸 혐산당들에게 발상의 전환이라니? 이는 이곳 세미나장에 모인 모든 혐갈학 석박사들을 싸잡아 모욕하는 발언임이 분명했다.


"저새끼가 뭐라는거야!" "발상의 전환? 지금까지 우리가 혐갈학에 바친 시간과 노력을 모욕하는 것이냐?"



또다시 세미나장의 혐갈학 박사들은 파오후와 멸치들이 부르짖는 고음과 저음의 환상적인 화음으로 혐레트릭 레미오를 반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소란에도 사내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씨익 웃음지으며 대답했다.



"여러분들의 성과는 인정하는 바입니다. 우리갈의 극악의 패배속에서고 여러분은 언제나 패배를 대변할 수 있는 완벽한 논리를 완성하며 갓의 완전무결함을 증명해왔지요. 하지만 오늘의 패배는 상대성이론조차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 심한 패배입니다."



그의 반대편에서 책상에 앉아 두 손을 지그시 맞잡고 눈을 감고 있던 채박사가 나지막히 물었다.



"그 말은 마치 그대에게는 이번 패배의 해결책이 존재하기라도 하다는 듯이 들리다만..?"



미모의 남성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좌중을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스갤의 아이돌 조마루, 그리고 투명이와도 비견할 수 있을 법한 그의 외모에 일부 스갤러들의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미 기울어진 승패를 뒤바꿀 수 있는 방법에는 여라가지가 있지요.. 언제까지나 갓의 패배를 변명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서...설마 그대는!?"


익숙한 소프라노 혐성. 프라임 장박사가 쥐고있던 논문을 내팽개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 왜 이제야 알아챘을까? 한 때 세간을 뒤흔들었던 E-Sports의 악동. 자기 팀의 게이머와도 모잘라서 무려 검사와 판사를 상대로 합을 겨뤘다는 이름을 말해서는 안되는 그 인물! 지금 그 자가 이곳 혐산당의 성지에 발을 들여놓아 그들에게 악마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제게 맡겨주시죠.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처리해 드릴테니.."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세미나실을 메운 혐산당들을 뒤로 미모의 남성은 유유히 밖으로 사라졌다.






"하..."



KT숙소를 나오며 영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대체 이놈의 좆텝새끼들은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새끼들인거 같다. 얼마나 오랜만의 올킬의 기회였던가? 팀의 영웅이 될 수 있던 기회였던가? 하다못해 한 놈만 이겼더라도 적어도 인터뷰는 할 수 있었을텐데...


궁시렁대던 영호의 눈에 어제 있었던 KT와 혐성에어의 경기결과를 알리는 신문기사가 가판대에 놓여있었다. 그것도 1면으로.


"아.. 1승만 하라고 스막새끼들아...."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가판대를 지나치려던 영호의 발걸음이 일순 멈추었다.


"뭐..뭐지?" 당혹감에 영호의 왼쪽 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분명 어제 나는 패했을 터이고 우리팀은 진출에 실패했을텐데? 영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신문기사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