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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가와 우지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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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역풍이 분다 한들 축잘알의 향기는 온누리에 퍼져나가느니라.
말해 보아라, 가성비가 도대체 얼마나 뛰어난 것이냐 이거야!


이마가와 요시모토 사후 등극한 센고쿠 다이묘. 시대를 잘못 타고난 열도의 사커마스터.

그리고 그 위엄 쩔던 이마가와를 한 순간에 말아먹은 놈이다. 아니면 차근차근 말아먹었던가 쨌든 결과는 매한가지

평범하게 잘 살다가 오케하자마 전투 때 요시모토가 뒈짓해버리는 바람에 아무 준비도 없이 대빵직에 오르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아무 준비가 없었던 건 아니고 기존에 이미 요시모토 → 우지자네 교체 단계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차피 이마가와는 여기 대에서 망했으니까 별 상관은 없다. 그런데 솔직히 후계자 준비작업을 하고있었다손 치더라도, 40대 초반의 쌩쌩한 현직당주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전투에서 갑자기 뒤질거라고 생각한 인간이 이마가와家에 존재하진 않았을 것이므로 그 준비작업이라는 거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요시모토가 개돌하던 오다 노부나가의 군사에게 얻어걸려 썰린 시점부터 이마가와는 기울어갈 운명이 됐다.

우지자네가 병신임을 직감한 꼬붕 이에야스는 오다와 함께 이마가와의 통수를 후려갈겼고, 원조 통수 전문인 동맹 다케다에게도 통수를 맞았다. 이에야스가 손바닥으로 때렸다면 신겐의 통수는 거의 쇠빳따로 얻어맞는 수준이었다. 존나 중요한 곳인 슨푸를 빼앗겼기 때문.

슨푸를 왜 이리 쉽게 빼앗겼는고 하니 스루가의 내부인들이 서로 앞다퉈서 다케다와 내통한 덕분이었다.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우지자네는 항복 같은 화친을 하고 호조 가로 건너갔다. 거기서 호조 우지야스와 함께 다케다를 조질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인즉슨 우에스기, 이마가와, 호조의 트리플 크로스로 따께따를 압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중에 우지야스가 저승 편도 열차를 타고 훌쩍 떠나버리자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퀘스트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엔 자기를 공격한 이에야스를 찾아간다. 다케다를 조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는 정신 ㅁㅊㄷ ㅁㅊㅇ 하지만 우지자네는 이에야스 아래에서 아무 목표도 이루지 못했다고 전한다. 오히려 부친의 원수인 오다 노부나가가 우지자네를 불러서

야 ㅋ 내 앞에서 공놀이 좀 해 봐 ㅋㅋ

라며 굴욕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공놀이 했냐고? 했음

그래도 나중에 노부나가 죽고 나서 노망난 원숭이가 집권한 뒤에는 원숭이가 영지 하나 던져줘서 근근이 밥은 먹고 살게 된다.

다이묘로써는 능력치가 시궁창이었지만 문화인으로써는 재능이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와카를 지을 줄 알았는데 실력이 수준급이었다고. 검술 역시 그 유명한 검호 츠카하라 보쿠덴이 사사해서 짱짱맨이었다고 한다.

특히 가장 잘했던 거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공놀이. 그 당시에는 케마리라고 불렸던 놀이였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일본 전통옷입은 아재들이 배구공만한 공 가지고 서로에게 공중패스해주고, 패스해준 거 못받고 땅바닥에 떨어뜨리면 인디안밥 먹는 놀이였다. 핵심은 땅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규칙인데, 위의 일화에서는 우지자네 혼자서 케마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공 하나 가지고 땅에 떨어지지 않게 계속 발로 툭툭 차주면서 재주부렸다는 얘기인데... 엥 이거 완전 리프팅 아니냐? 참고로 리프팅은 현대 축구선수들이 기본기 훈련을 위해서 꼭 연습하는 기술 중 하나다. 센고쿠시대 당시 케마리는 인기있는 놀이라서 웬만큼 교양쌓았다 하는 인간들(유력 다이묘라든가 교토의 중앙귀족이라든가)은 익숙해져 있었을텐데, 그런 사람들이 보기에도 우지자네는 존나 잘했던 모양이다.

그냥 딱 450년 정도만 늦게 태어났어도, 카가와 신지나 나카타 히데토시따위랑은 비교도 안되는 월드클래스 축구선수가 됐을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와카 짓는 솜씨를 고려해보면 기묵직은 물론이고 타종목의 페드로 마르티네즈같은 아가리파이터도 교양있게 털어먹는 키보드워리어 축구선수가 됐을 것 같다.

어째 유명한 일화라는 게 죄다 안습한 일화뿐이고 정치야스랑 신겐한테 계속 털려서 최소 유선, 최대 사마충급 좆병신인줄 알고있는 사람이 은근 많은데 그냥 한 가문의 대빵으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걍 어떤 다이묘 아래에서 책 쓰고 검술이나 닦는 신분이었다면 지금보다 평가가 훠얼씬 좋았을 건 확실하다. 요약하자면 정치 빼고 다 잘했던 사람좋은 우리나라 전직대통령 그 ㅂ...


잠시만요, 이거 오햅.. 읍읍!!

작성자가 깨시민들에게 우덜식 적폐청산을 당했습니다.